마음이 많이 불편하고 속상하셨겠어요.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고 하셨지만, 집안 사정이라는 건 때론 그 어떤 말보다도 우리를 작게 만들곤 하니까요. 그 감정은 결코 이상한 게 아니에요.
<왜 집을 보여주기 싫은 마음이 드는 걸까>
질문자님이 말한 '치부를 들키는 것 같다'는 표현이 아주 정확하게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. 상대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장소일 수 있지만, 질문자님에게는 과거와 현실이 겹쳐 보이고, 감추고 싶고, 부끄럽게 느껴지는 기억이나 상황들이 담겨 있겠지요.
그런데 분명한 건, '그 집'이 질문자님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예요. 그 공간에서 가족이 함께 살아가고,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 몰라요.
<남자친구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>
진심을 조금씩 꺼내 놓는 게 좋습니다. 처음부터 모든 걸 털어놓지 않아도 괜찮아요.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어요.
“데려다주는 건 고맙지만, 사실 내 집은 좀 낡고 사정이 좋진 않아. 그게 자꾸 신경 쓰이고… 보여주는 게 아직은 너무 부담스러워. 내가 너랑 같이 있을 땐 정말 즐겁고 좋은데, 내 사적인 공간을 보여주는 건 조심스러워.”
이런 식으로 ‘집’이라는 물리적 조건이 아닌, ‘감정’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면 상대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.
<내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에요>
질문자님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든, 그건 절대 창피하거나 감춰야 할 일이 아닙니다. 세상의 모든 집은 다 다르고, 사정도 다 달라요. 하지만 그 집이든, 원룸이든, 주택이든 ‘그 안에 누가 있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’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, 질문자님을 있는 그대로 아껴줄 겁니다.
만약 상대가 겉모습이나 조건만을 보고 판단한다면, 그건 상대의 성숙도 문제지 질문자님의 문제가 아니에요.
<마무리하며>
질문자님이 느낀 감정은 충분히 이해됩니다. 그리고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정리되고, 때로는 용기가 생기기도 해요. 너무 조급하게 ‘드러내야 한다’고 생각하지 마시고, 마음이 준비될 때 조금씩 솔직해져도 괜찮습니다.
질문자님의 마음과 자존감은, 집 외관과 아무 상관없습니다. 가장 빛나는 건 바로 지금 이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질문자님이라는 점, 잊지 마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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